흑65는 백이 이곳을 막는 것과 비교해 큰 자리다. 백66으로 A에 두면 흑B로 껴붙이는 맛이 시끄럽기 때문에 백은 손을 돌렸다. 흑69를 생략하면 백이 ‘가’에 둔다. 좌상귀와 비슷한 맥락으로, 흑‘나’ 이후 백‘마’까지 귀가 크게 깨진다.
형세가 여의치 않은 흑은 77로 깊숙이 삭감한다. 여기서 백이 참고도 1로 모자 씌우는 것은 여의치 않다. 10까지 흑이 포위망을 뚫는 모습이다.
백82는 흑을 무겁게 만든 교환이다. 백은 84에 두어 공격을 이어가되 실리를 챙김으로써 위험 부담을 줄이고 있다.
백90은 95에 젖혀도 무난했는데, 감아 젖히는 강수를 뒀다. 어차피 형세가 불리했던 흑으로서는 반길 진행인지도 모르겠다. 흑93 이하 백98까지 예상된 수순이다. 흑101은 무리로 보이지만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C로 두어 연결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백 두 점을 공격하겠다는 뜻이다.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