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리드(31·미국)는 특정 브랜드 용품과 계약하지 않는 ‘클럽 자유계약 선수’다. 드라이버와 우드, 하이브리드를 컨디션에 따라 입맛대로 골라 쓰면 우승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우승한 리드의 골프 가방(사진)은 다양한 브랜드의 클럽이 차지하고 있다.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의 신제품 TSi3를 사용했다. 3번 우드는 테일러메이드의 SIM이다. 하이브리드는 캘러웨이의 Apex Pro를 썼다.
시즌마다 구성이 달라져 클럽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리드의 캐디백에서 터줏대감은 51도 로프트의 ‘아티산’ 웨지다. 2018년 마스터스토너먼트에서 우승할 때 사용했던 비밀병기다. 리드는 이날도 타이틀리스트 보키 SM8 웨지와 아티산 웨지를 섞어 클럽을 구성했다.
아티산은 나이키골프의 ‘웨지 장인’ 마크 테일러가 따로 차린 회사다. 테일러는 나이키에 재직할 때 타이거 우즈(46·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의 웨지를 제작한 인물이다. 아티산은 선수뿐 아니라 모든 소비자에게 일련번호를 매긴다. 골퍼 개개인의 스윙 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웨지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 역시 아티산 웨지로 지난해 US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아이언은 더 독특하다. 일본 피팅 브랜드인 그라인드 웍스에서 맞춤 제작한 패트릭 리드 시제품이다. 그의 아이언 헤드에는 리드가 세운 자선재단 로고와 자신의 이름만 쓰여 있다. 제작사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작자는 일본 단조 아이언의 장인 고바야시 겐지. 프리미엄 아이언 ‘에폰’의 대표를 지냈던 고바야시는 2019년 리드의 요청으로 미국 텍사스주까지 날아가 스윙을 분석했고 그에 맞는 클럽을 제작했다.
리드는 “고바야시와 14개월 동안 의견을 교환한 끝에 나에게 최적화된 클럽을 만들었다”며 “그때그때 마음에 맞는 제품을 쓸 수 있는 것이 나만의 우승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