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생활가전서도 LG 제쳤다…4년만에 영업이익 추월

입력 2021-02-01 08:05
수정 2021-02-01 08:06

삼성전자가 TV와 생활가전을 합한 통합 소비자 가전 부문에서 LG전자의 영업이익을 2016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넘어섰다. 양 사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콕·펜트업(억눌린) 수요 덕에 생활가전 실적이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TV부문에서 실적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TV와 생활가전을 합한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총 48조1700억원의 매출과 3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매출 44조7600억원, 영업이익 2조6100억원)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36.4% 증가한 것으로 CE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수요 덕에 매출 비중이 큰 TV 부문에서 꾸준한 실적을 냈고, 생활가전도 '비스포크' 시리즈의 인기를 앞세워 선전한 덕분이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생활가전(H&A)에서만 매출 22조2691억원, 영업이익 2조352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영업이익은 삼성은 물론 미국의 월풀보다 높은 글로벌 1위 실적이다.

그러나 LG전자의 생활가전과 TV(HE) 부문을 합한 가전 전체 통합 영업이익은 3조3200억원으로 삼성전자에 2000억원가량 뒤졌다.

그간 삼성전자는 매출액에서 LG전자와 비교해 큰 격차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3년 연속 LG전자에 1위를 내줬다. 중국의 거센 공격 속에서도 QLED를 앞세운 TV는 15년 연속 글로벌 1위 판매 실적을 거두며 선전했으나, 생활가전의 부진이 컸었다.

반면 LG전자는 2017년부터 생활가전이 크게 성장했다. 의류관리기·드럼세탁기·건조기 등 소비자의 호응을 높인 신가전 제품 출시로 삼성전자에 우위를 점하며 '가전은 LG'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LG전자는 2016년까지는 TV 매출이 생활가전보다 많았으나 2017년부터 생활가전(18조5150억원)의 매출이 TV(16조4331억원)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2017년 2조원 선이던 두 부문 매출 격차도 지난해 9조원까지 벌어졌다. 영업이익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TV와 생활가전 둘 다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생활가전의 영업이익이 TV보다 1조4000억원이나 많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은 TV 시장에서의 우위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에 호응을 얻은 비스포크 시리즈를 바탕으로 생활가전 부문이 성과를 보인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가전(CE)의 부문에서 TV 매출의 비중이 2016년에는 61%에 달했으나 2019년 58.5%, 작년에는 57.5%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CE 부문 전체 매출이 최근 2년 연속 증가한 것을 고려할 때 가전의 매출 비중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양 사는 TV 시장에서는 기존 QLED와 OLED TV 외에 미니 LED TV에서 격돌하고, 스팀가전(LG)과 맞춤형 취향가전 비스포크(삼성)를 앞세운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경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