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 회장 추모행렬…'현대家' 정몽준 가장 먼저 조문

입력 2021-01-31 14:53
수정 2021-01-31 14:55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 31일 오전부터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조카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현대가(家)에서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생전 정몽준 이사장을 크게 아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 이사장과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빈소가 마련된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께 빈소에 도착했다가 2시간 30분가량 머문 후 낮 12시30분께 나왔다.

이날 오전엔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박성욱 아산의료원장, 박승일 아산병원장 등이 차례로 빈소에 다녀갔다. 낮 12시50분께에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문했다.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빈소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과 유족의 뜻에 따라 취재진 등의 출입이 통제됐다. 취재진과 KCC 관계자들은 1층에서 대기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입장 제한에 따라 빈소에는 가족 외 조문객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936년 강원도 통천 출생인 고인은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년을 경영 일선에서 몸담았다. 고인은 22살 때인 1958년 8월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이라는 이름으로 KCC를 창업했다.

맏형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뒷바라지를 마다하고 스스로 자립하는 길을 택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 사업에 진출했고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 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해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작년 말까지 매일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봤을 정도로 창립 이후 60년간 경영일선에서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고인은 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오래 경영현장을 지켜온 기업인이었다고 KCC는 전했다.

소탈하고 검소한 성격으로 평소 임직원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스스로 모범을 보였다. 인재 육성을 위해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백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KCC 측은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고인의 발인은 다음달 3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선영(조상 무덤 근처의 땅)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