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지난해 면세점과 호텔사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2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가 각각 1853억원, 283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한 번도 분기 기준 흑자를 내지 못한 결과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85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834억원으로 순이익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3조1881억원으로 44.2% 급감해 반토막이났다.
이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첫 연간 영업적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모두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3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을 면치 못했다. 과거 실적 성장세를 주도하던 면세사업을 운영하는 TR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에만 35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3분기보다도 영업적자 규모가 커졌다.
호텔·레저사업부 역시 지난해 4분기 1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분기(영업이익 75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지난해 3분기(영업손실 56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두드러지게 확대된 것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연간으로도 사상 첫 손실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4분기에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호텔&레저부문' 적자폭이 한층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길이 막힌 상황에서 유일한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게 돌아가는 알선수수료율은 치솟았다. 매출 대비 알선수수료율은 지난해 4분기 20.9%에 달했다. 2019년 4분기 6.7%의 세 배 수준이고, 지난해 1분기(4.3%)의 다섯배 가까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관광산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실효성있는 다방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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