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폭풍 매수'에도 코스피 3000 깨졌다

입력 2021-01-29 16:00
수정 2021-01-30 00:23
코스피지수 3000선이 무너졌다. 지난 7일 사상 처음 3000대에 올라선 지 16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내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별히 큰 악재는 없었다.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자들이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29일 3.03% 떨어진 2976.2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3.38% 하락한 928.73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각각 1조4220억원, 254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이 1조6971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하락세를 돌려놓지는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아시아 주요 증시 중 가장 큰 3%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는 삼성전자가 2.03% 하락했다. 개인은 조정받은 삼성전자를 449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를 받쳤다. 개인 순매수가 삼성전자로 쏠리면서 다른 종목의 낙폭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하락 원인은 복합적이다. 단기 자금 동향을 나타내는 시보금리(중국 상하이 은행 간 금리)가 급등하면서 유동성 우려가 커졌다. 신흥국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된 요인이다. 공매도로 손실을 본 미국 헤지펀드가 자산을 내다 판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유럽과 미국의 소비 관련 지표들이 기대 이하로 나오고 있다”며 “여러 악재가 겹치자 그동안 높아졌던 차익 실현 욕구가 터져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국 증시가 강력한 상승장을 펼친 시기에도 증시의 중기 추세를 보여주는 60일 이동평균선에 가까워지면 조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2800선까지는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