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기업의 비대면 채용은 2021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오히려 지난해 비대면 필기시험이나 면접을 시범 실시했던 기업들이 이를 아예 정례화 해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한다.
거세지는 공공기관 비대면 채용 바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채용은 대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스타트업 등 모든 분야로 번져가고 있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1월 18~22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일부 공공기관과 공사가 2021년 비대면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올 1월 일반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고졸채용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들 채용전형 중 면접전형을 전면 비대면으로 실시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면접전형은 토론면접과 경험면접으로 구성된다. 2월 필기전형 중 인성검사 역시 온라인으로 실시한다. 공단은 올해 전일제 일반정규직을 57명, 무기계약직(전일제 6명, 시간제 2명)을 8명, 고졸을 8명 선발한다.
역시 올 1월 사무(행정)와 연구 부문 일반정규직 모집을 시작하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2월중 치러지는 필기전형을 상황에 따라 온라인 또는 화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필기전형은 인성 및 직무수행능력평가(또는 NCS 직업기초능력평가)로 구성된다.
해양환경공단은 면접전형서 온라인 AI면접을 추가로 실시한다. 대면형태의 토론면접도 병행한다. 공단은 1월 원서접수를 시작해 2월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SRT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에스알은 이번 1분기 전일제 일반정규직 및 고졸 채용 면접전형 중 인성 및 적성면접을 AI면접으로 실시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AI로 필기시험을 대체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전형 솔루션을 활용해 지원자의 인적성과 직무역량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AI전형과 지원서 점수를 합산해 면접전형 응시 대상자를 선발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지난해 신입 공채서 온라인 인공지능(AI)면접을 도입했다. KT&G는 2019년 첫 시행한 AI면접을 정례화해 운영한다. 기술보증기금도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AI역량검사를 신규 도입했다. 1차 면접(실무자) 전형의 일부이며 적부 심사에 활용된다. 한국거래소는 1차 면접전형의 일부 과정으로 AI역량검사 과정이 있으며 참고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기업 비대면 채용, 올해도 계속될까
삼성은 지난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를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물산(건설·상사·리조트), 제일기획,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가 상하반기 공채서 모두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치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하반기에 신입·경력 채용에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일반직과 연구직 신입(인턴포함)·경력 채용 면접을 화상면접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기평가와 토론면접·그룹활동 등과 같이 전형과정에 오프라인 참석이 필요한 직무는 화상면접에서 제외됐다.
현대차는 기존에도 해외 인재 및 경력사원 채용에 한해 제한적으로 화상면접을 진행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신규 채용 정상화를 위해 일반직과 연구직 신입(인턴포함)·경력 채용까지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화상면접 인프라 고도화 작업을 시작하고 화상면접 전용 공간과 고화질 카메라, 고성능 마이크, 대형 스크린 등 다대일 및 다대다 면접이 가능한 화상면접 시스템을 완비했다.
포스코는 일부 계열사에 한해 필기시험을 AI역량검사로 대체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비대면 방식과 대면 방식을 병행해 채용을 진행했다.
동원그룹은 채용 전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했다. 필기전형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역량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지원자의 역량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학 문 닫혀 시작된 비대면 채용설명회… 구직자 평가는 ‘긍정적’
비대면 채용시대에 가장 빨리 적응한 분야가 채용설명회다. 행사 특성상 여럿이 한 공간에 모이는 기존의 방식에 변화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대학들의 개강이 미뤄지고 집단행사가 모두 취소되면서 기업들은 더이상 대학에서 설명회를 열 수 없게 됐다.
이에 기업들은 비대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공간을 만들거나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영상으로 채용 및 직무에 대해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온라인으로 채용 정보를 전달했다. 포스코는 ‘포스코 인사팀이 답한다’라는 유튜브 코너에 인사담당자들이 출연했다.
롯데는 공식 채용 유튜브 채널인 ‘엘리크루티비(L-RecruiTV)’를 개설했다. 엘리크루티비에는 공채를 진행하는 계열사 인사·직무 담당자들이 직접 출연했다. SK그룹은 ‘SK커리어스페어’ 홈페이지를 만들어 인사담당자와 주요 직군 현직자들이 정보를 전달했다.
LS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서 온라인 직무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브런치미팅’과 ‘랜선 회식’이라는 이름으로 구직자 약 60여 명을 초청하고 각 가정에 브런치(오전)와 치맥(오후)을 전달해 이를 즐기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취업에 관한 질의와 응답을 주고받는 토크쇼 형태다. LS 관계자들은 스튜디오 무대에 서고 무대에 30여 명 구직자들의 얼굴을 스크린에 띄워 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기업 가운데는 한국전력공사가 ‘한전 취업!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영상에는 신입사원들의 취업 준비 과정과 필기시험 경험담은 물론 채용담당자가 말해주는 자기소개서 작성 시 중요한 점 등이 담겼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22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채용 설명회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89.4%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유로는 ‘언제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어서’가 79%(복수응답)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인사담당자와 직접 소통이 어려울 것 같아서’, ‘기업들의 홍보성 이벤트 느낌이 강해서’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구직자도 있었다.
금융권도 KB국민카드가 2020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당시 역량 검사와 필기 전형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SBI저축은행은 2020년 대졸신입 수시채용에 비대면 화상 면접 제도를 도입했다. 과거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면접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서류심사와 AI역량 검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면접관들은 본사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면접 절차를 진행한다. 지원자들은 자택 등 자율적으로 선택한 장소에서 면접에 응시한다.
스타트업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9월 신입 개발자 채용을 위한 ‘온라인 테크 캠퍼스 리크루팅’을 진행하고 입사지원부터 면접까지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채용 전형은 총 두 단계로, 서류에 합격한 이들은 10월 초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거쳐 10월 중순 라이브 코딩을 포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티몬은 지난해 면접에서부터 입사, 근무까지 채용의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랜선입사제도’를 도입했다. 서류 통과후 일대일 화상면접은 물론 입사일에(입사 당일) 회사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경우 업무에 필요한 IT기기들을 자택으로 발송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9월초 티몬의 전사 재택근무 기간 동안, 랜선입사제도를 시범 운영을 통해 4명의 신규인력이 바로 부서에 배치해 업무를 시작했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외부 요인이 채용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원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랜선입사제도를 도입하게 됐다”며 “앞으로 좋은 인재들이 티몬을 계속해서 찾을 수 있도록 효과적인 채용 정책과 전형들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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