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보건 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대상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권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이 백신을 수입하기로 한 상태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의 질병관리청에 해당하는 독일 로버트코흐연구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사용 가능한 데이터가 부족해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백신 예방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은 18~64세”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게 효과가 작거나 임상 자료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지난 26일 에머 쿡 유럽의약품청(EMA)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게 효과가 있는지 극소수를 대상으로만 연구가 수행돼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심사에서) 특정 연령대에 초점을 맞춰 사용 승인하자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EMA가 결론을 제시하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를 27개 회원국 전체에 적용한다. EMA 승인 심사 결과는 이르면 29일 나올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항원 유전자를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제조한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만 18세 이상 성인에게 1회 접종한 뒤 4~12주 후에 한 번 더 투여해 총 두 차례 맞는 백신이다. 해외에서 1병(1회 접종분)당 공급 가격은 3~5달러(약 3300~5400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백신은 최소 6개월 동안 냉장 상태(2~8도)에서 보관, 운반, 취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별도의 유통체계 구축 없이 기존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접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개한 임상 3상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예방효과는 두 가지 용량을 종합해봤을 때 70.4% 정도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생산에서도 차질을 빚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1분기에 8000만 회분을 EU에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2일 당초 약속의 40% 수준인 3100만 회분만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그 이유에 대해선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가동 중인 공장의 생산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