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기록한 테슬라…주식 더 사둘까? [이슈+]

입력 2021-01-28 11:17
수정 2021-01-28 15:03

테슬라가 창사 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났고 탄소배출권 판매로 큰 이익을 거두면서다. 전문가들은 성장주인 테슬라의 주가는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봤다. 판매량 상향 조정, 완전자율주행(FSD) 경쟁력, 수익성 향상 등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中 전기차 수요·탄소배출권 판매 힘입어…호실적 기록한 테슬라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순이익으로 7억2100만달러(약 8000억원)를 기록했다.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고 동시에 2006년 시작된 적자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4분기 자동차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늘었다. 4분기 판매는 18만1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늘었다. 모델 3/Y 판매가 16만2000대로 같은 기간 75% 늘었고 모델 S/X는 1만9000대 팔려 3% 뒷걸음쳤다.

연간 목표였던 50만대에도 근접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9만955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직전연도와 비교하면 36% 증가한 수준이다.

탄소배출권 판매도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줬다. 테슬라는 탄소 무배출 차량에 부여되는 13억달러(약 1조4300억원)규모의 배출권을 다른 회사에 팔아 이익을 남겼다.

미국 캘리포니아주(洲) 등 13개주는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에 따라 제조업체에 배출권을 부여하는데 자동차 업체는 연말까지 충분한 배출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 규제 당국의 처벌을 받는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판매대수와 탄소배출권 판매 증가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일부 모델의 가격 인하는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가는 부진했다. 테슬라는 전날보다 주당 18.93달러(2.14%) 떨어진 864.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간 첫 흑자를 냈지만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아서다. 테슬라의 연간 주당 순이익은 2.24달러로 시장 기대치인 2.45달러에 못 미쳤고, 4분기 매출도 93억1000만달러(약 10조2875억원)로 추정치를 하회했다. "장기 성장성 유효, 주가 상승 여력 충분" 증권가는 올해도 테슬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테슬라의 생산능력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주목했다. 올해 생산량은 95만대로 추정되는데 기존 추정치 75만대보다 27% 올라간 수준이다.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량이 당초 25만대에서 40만대로 올라간 영향이다. 독일 베를린 공장도 올해 1분기 생산을 시작해 연간 10만대를 만들 전망이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장 안팎에선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고성능 전기차를 만들 수 있게되어도 테슬라를 살까'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FSD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FSD 옵션 채택률은 지난해 말 약 30%에서 오는 2023년 말 67%까지 상승할 전망이며, 영업이익에는 131억달러 가량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FSD 매출은 영업이익으로 인식돼 수익성을 끌어올린다.

이 증권사 김민경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는 장기 성장성(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 위주로 주가가 등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또한 테슬라는 상장 이래 고평가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대표적인 성장주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평가에 대한 우려도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주가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판매량 상향 조정, FSD를 통한 자율주행 우위 선점, 제품 경쟁력 강화 등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