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6조 번 삼성전자, 특별배당으로 13조원 쏜다 [종합]

입력 2021-01-28 09:26
수정 2021-01-28 15:02

삼성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중 무역갈등 등 경영 불확실성을 뚫고 36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 사상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조4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35% 증가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61조5515억원으로 2.78% 늘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5조99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7조7680억원)보다 8조원 이상 더 번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6조4510억원 △2분기 8조1530억원 △3분기 12조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액은 236조8070억원이었다.

지난해 시설투자는 약 38조5000억원이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32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향후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첨단공정 전환과 증설로 투자가 증가했다"며 "파운드리는 극자외선(EUV) 5나노 공정 등 증설 투자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CAPA) 확대와 중소형 신기술 공정 중심으로 전년 대비 투자가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3분기)에 비해 둔화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반도체(DS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8조1800억원, 영업이익 3조8500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모바일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데이터센터와 PC 시장도 양호해 수요는 견조했다. 다만 가격 하락 지속, 달러 약세 및 신규 라인 초기비용 영향으로 이익은 약화됐다.

D램은 스마트폰 판매 회복,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PC 수요 강세, 신규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수요를 보였고, 낸드는 모바일·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서 수요가 견조했으나, 서버는 데이터센터 구매가 상반기에 몰린 탓에 수요가 다소 약세를 보였다.

시스템 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주요 글로벌 고객사 주문이 증가했으나,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줄었다.

시스템 LSI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모바일 DDI와 이미지센서 제품 수요가 증가했으나 부정적 환율 영향으로 실적은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첫 5나노 시스템온칩(SoC) 제품인 '엑시노스 1080'을 출시해 고객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4분기 5세대 통신(5G) 모바일칩, 센서, HPC용 칩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으나, 달러 약세 영향으로 실적은 둔화됐다. 다만 5나노 2세대와 4나노 1세대 모바일 제품 설계를 적기에 완료해 첨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선 지난해 4분기 매출액 9조9600억원, 영업이익 1조7500억원을 거뒀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 강세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인한 TV와 모니터 패널 수요가 지속되고 평균 패널 판매가격도 상승해 전분기 대비 적자가 축소됐다.

IT·모바일 부문에선 매출액 22조3400억원, 영업이익 2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사업은 연말 경쟁이 심화되고 마케팅비가 증가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으나, 부품 표준화와 같은 원가구조 개선노력을 지속해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국내 5G 증설에 대응하고 북미 등 해외시장에서 4G와 5G 사업을 확대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3조6100억원, 영업이익 8200억원을 거뒀다.

이 기간 TV 시장은 연말 성수기 선진시장 중심의 펜트업(억눌린) 수요 강세로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지속 늘려온 비대면 판매 경쟁력을 통해 성수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고, 온라인 판매와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QLED·초대형·게이밍 모니터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됐다. 다만 성수기 경쟁 심화와 각종 원가 상승 영향으로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둔화됐다.

생활가전 시장도 신흥시장의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며 수요가 소폭 증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에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성장했다"며 "지역별 탄력적인 성수기 프로모션 운영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달러화·유로화 및 주요 신흥시장 통화 대부분이 원화 대비 크게 약세를 나타내면서 약 1조4000억원 수준의 부정적인 환율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 전망을 두고선 '갤럭시 S21' 조기 출시 등에 따른 스마트폰 사업부 호실적이 기대되지만, 메모리·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실적 악화로 전사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는 지속적인 모바일 수요와 데이터센터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환율 영향과 신규 라인 초기비용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SoC·CIS·DDI 공급을 확대하고 파운드리는 EUV 5나노 SoC, 8나노 HPC 칩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소형 패널의 경우 전분기 대비 실적이 상당 부문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OLED 채용이 확대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패널은 QD 기술 기반의 사업 구조 전환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가전은 계절적 비수기 속 판매 둔화가 예상되나, 신제품 적기 출시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분기배당으로 보통주 1932원을 현금배당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우선주에는 1933원을 배당했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2.6%다. 배당금 총액은 13조1242억원이다.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한편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 규모로 상향한다.

2018~2020년에는 매년 9조60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정규 배당을 지급한 뒤 3년 간 잉여현금흐름 50% 내에서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이를 추가로 환원하는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의미있는 규모의 잔여재원이 발생했을 경우 이중 일부를 조기환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