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값이 10% 넘게 폭등한 지역 대부분이 외지인 거래가 크게 는 곳으로 조사됐다. 외지인들이 몰려와 아파트를 매수하면 이에 자극받은 지역주민들이 뒤따라 사들이면서 집값이 뛴 것이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10% 이상 상승한 시(市)는 모두 17곳으로, 이 가운데 15곳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계룡시는 지난해 아파트 거래 총 1106건 중 절반이 넘는 50.9%가 외지인 매입 거래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전년(37.6%)과 비교하면 13.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 대상 17개 시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다. 계룡시는 지난해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났지만, 연말까지도 정부의 규제를 모두 비껴가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1.5배 늘고, 아파트값은 11.24% 상승했다.
경기 안산시 역시 지난해 아파트 거래 1만1727건 중 53.5%를 외지인이 사들인 거래로 나타나 전년(42.2%)보다 11.3%포인트 증가했다. 안산시는 작년 6·17대책에서 단원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기 직전까지 집값이 크게 올라 작년 한 해 동안 아파트값 상승률이 13.45%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기 전까지 풍선효과가 뚜렷했던 경기 김포시도 지난해 외지인 거래 비중이 58.2%(1만5492건 중 9021건)로, 전년(47.0%)보다 11.2%포인트 올라갔다.
이 밖에 경기 안양시가 전년 45.5%에서 지난해 54.5%로 상승한 것을 비롯해 경기 구리시(46.3%→54.4%), 경기 군포시(44.4%→52.4%), 경기 광명시(47.2%→53.0%), 경남 창원시(43.2%→48.5%), 경기 고양시(54.4%→59.4%) 등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5%포인트 넘게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부분의 집값 과열 현상은 외지인의 투기적 수요와 맞물려 있다"며 "지난해 수도권·지방의 과열은 외지인이 발동을 걸고 실수요자인 현지 주민이 '패닉바잉'(공황 구매)으로 가세하면서 심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