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석유화학 '쌍끌이'…영업익 세 배 늘었다

입력 2021-01-27 18:05
수정 2021-01-28 01:21

LG화학이 지난해 30조원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석유화학부문과 신(新)성장동력인 전지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24% 많은 약 37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이 30조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조3532억원으로 185.1% 늘었다. 연매출은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화학업황이 주춤했지만 하반기 들어 가전·자동차 내장재로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염화비닐(PVC), NB라텍스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이 급속하게 개선됐다. 전지부문은 자동차 배터리가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데 이어 소형 전지 공급도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8858억원, 673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흑자로 돌아섰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코로나19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매출과 수익이 증가하는 의미있는 한 해였다”며 “특히 4분기에는 전지사업(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분사 및 지속적인 흑자 기조 유지 등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4.1% 증가한 37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사업별 매출 목표는 △석유화학 14조8000억원 △첨단소재 4조4000억원 △생명과학 8000억원 △LG에너지솔루션 18조9000억원 △팜한농 7000억원 등이다. 차 부사장은 “올해 전지재료, 지속가능 솔루션, e모빌리티 소재, 글로벌 신약 개발 등 4대 중점 사업 영역과 신성장동력에 회사의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부문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주요 산업의 점진적인 수요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생분해성 소재와 리사이클(재활용) 제품 등 친환경 솔루션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첨단소재부문에선 전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전방시장 수요 증대가 기대되는 만큼 하이니켈 전지 소재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음극바인더, 방열접착제 등 추가적인 전지 소재 사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자동차 경량화와 전동화 트렌드에 발맞춰 엔지니어링 소재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소재 등 첨단 소재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생명과학부문은 신제품 유폴리오(소아마비 백신) 등 유니세프 공급과 이브아르(필러)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해 올해 매출을 작년보다 1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해외 수주 증가 등으로 올해 50% 이상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