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내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정기채용을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적재적소에 경쟁력 있는 인재를 충원하려면 수시로 인력을 선발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해서다.
SK그룹은 최근 내부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정기채용을 폐지하기로 확정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취업준비생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조금씩 수시채용으로 전환해왔다”며 “내년에는 100% 수시채용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는 2019년부터 정기채용을 줄이고 수시채용을 늘려왔다. 2019년엔 10개 관계사가 대졸 신입사원 정기채용에 나섰지만 지난해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C&C, SK브로드밴드, SK매직 등 6개사만 정기채용을 시행했다. 올해에는 대다수가 정기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할 전망이다.
전체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SK그룹은 그동안 상·하반기 정기·수시채용 등을 통해 연 8500여 명의 신입 및 경력 인력을 채용해왔다. 올해 전체 채용 규모를 아직 확정하진 않았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뿐 아니라 주요 대기업은 최근 몇 년 새 정기채용을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재계 관계자는 “선발에 대규모 자원이 소요되는 정기채용보다는 수시채용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기존 정기채용 방식은 ‘스펙’ 위주로 검증할 수밖에 없어 유능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는 데 미흡하다는 게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LG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하던 정기채용을 작년부터 폐지하고 연중 상시채용으로 전환했다. 매년 상·하반기 정기공채를 시행해온 KT도 작년부터 공채 대신 수시·인턴 채용으로 전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9년부터 대졸자 공채를 없애고 수시로 인력을 뽑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모여 시험을 치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코로나19가 정기채용 폐지 추세를 가속화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