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두 손 든 은행…환전센터 줄줄이 문 닫아

입력 2021-01-25 10:14
수정 2021-01-25 11: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국내 주요 시중은행 환전센터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환전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홍대입구역 환전센터를 잠정 휴업하기로 했다.

연중무휴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던 서울역 환전센터는 이날부터 영업시간을 축소하기로 했다. 변경된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도심터미널 및 서울역-인천공항 직통열차 미운영에 따라 환전센터 영업을 축소했다"며 "다만 홍대입구역, 검암역, 공덕역에 있는 무인환전센터는 오전 5시부터 익일 새벽 1시까지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에 신한·하나·우리은행을 중심으로 환전센터는 40여개에 달했다.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환전 업무는 여전히 대면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환전센터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초 은행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난해 하반기 쯤에는 잠잠해질 수 있다고 봤다"며 "그러나 올해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환전센터 축소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천·김포·김해공항에 위치한 환전센터 일부를 폐쇄했다. 아직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의 경우에는 인원을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공항 내 환전센터의 영업을 일부 중단한 상태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운영 방침을 유동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총 1204만9851명으로 2019년 7116만9722명에 비해 83.1% 급감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지난해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세계 각국이 자국민의 감염을 막는다는 이유로 국제선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 것도 공항 이용객 하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또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가 3차 대유행 정점을 지나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언제 해외여행이 정상화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들의 환전센터 운영은 당분간 더 축소되거나 중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