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GC와 솔젠트 경영권 분쟁…소액주주들이 '승기' 잡았다

입력 2021-01-25 17:29
수정 2021-01-26 00:43
알짜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솔젠트의 경영권이 소액주주 측으로 거의 기울었다. 코스닥 상장사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솔젠트의 경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주주 연합이 솔젠트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신규 이사진의 법원 등기가 완료되면서다.

솔젠트 주주연합은 25일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달 13일 임시 주총을 열고 등기이사 2명과 감사 1명을 선임했는데, 대전지방법원 등기소에서 지난 22일 신임 이사진에 대해 정식 등기를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솔젠트 경영권 분쟁은 작년 하반기부터 EDGC와 주주 연합 사이에 첨예하게 진행돼 왔다. 솔젠트는 진단 시약과 진단키트를 독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장외업체로 기업공개(IPO) 후보군이다. 과거 적자에 허덕였지만 작년 ‘코로나19 특수’로 실적이 급격하게 좋아지면서 경영권 분쟁이 점화됐다.

분쟁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13일 임시 주총이었다. EDGC 측은 두 달 전부터 예고됐던 주총을 전날 오후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법원에서 EDGC 측이 보유한 전환상환우선주(RCPS)의 의결권 일부를 무효화 결정을 내리면서다.

하지만 주주 연대는 13일 회사 주차장에서 단독으로 주총을 진행했다. 전체 의결권 주식의 51%가 참석해 100% 동의로 의장을 바꾼 뒤 이사 2명과 감사 1명을 선임했다. 22일 법원 등기소에서 신규 이사진에 대한 등기를 승인해주면서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주주 연합 측은 “전체 과반수 주주가 참석해 100% 동의할 경우 주총이 성립된다는 판례가 많다”며 “법원이 EDGC 측의 의도적인 주총 방해를 인정하고, 소액주주 측 이사 선임을 존중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는 게 EDGC 측 주장이다. EDGC는 13일 임시주총 부존재 무효소송과 함께 이사 등기 취소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회사 측은 “등기과는 대전지법 산하이지만 등기과는 형식적 요건을 갖췄는지를 확인하고 행정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일 뿐”이라며 “주총 적법성 여부는 법원 재판부에서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솔젠트 주주 연합은 분쟁 과정에서 솔젠트 경영진뿐 아니라 EDGC 측의 배임 혐의도 드러났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출신 박수종 변호사가 개입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상상인 등과 연관돼 각종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구속된 인물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