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5배+스톡옵션 1억원(토스)’ vs ‘유급휴가 1개월. 휴가비 200만원 별도 지급(카카오뱅크)’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파격적인 연봉과 ‘워라밸’ 등의 조건을 내걸고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다. 두 회사 모두 인력 규모가 상반기에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개발자 중심의 인력 채용을 예고하면서 기존 금융권에서 디지털 인력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25일 경력직 채용을 예고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채용 인원은 정해져 있지 않다”며 “세 자릿수대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IT개발, 서버 개발, 리스크, 비즈니스, 서비스 기획, 준법감시, 감사, 고객서비스 등 8개 분야에 걸쳐 43개 직무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현재 973명인 카카오뱅크 인력은 올 상반기 12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IT개발과 서버 개발 분야는 경력 1년 이상 경력자만 지원할 수 있다. 최종 선발은 서류 전형과 실무 면접, 임원진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개발 부문에서는 직무에 따라 실무 면접에서 코딩테스트를 진행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경력 채용과 별도로 오는 3월 개발자 경력 공채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토스는 토스인슈어런스와 토스페이먼츠뿐 아니라 출범을 준비 중인 토스증권과 토스뱅크 등 계열사를 모두 합쳐 330명을 채용한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신규 채용 인력 중 개발자 채용 인원은 120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가 780명인 토스 역시 전체 임직원이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만 3년 동안 1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제공하기로 했다. 휴가비 200만원도 나온다. 본인과 가족 의료비와 건강검진도 지원할 계획이다. 토스는 신규 입사자에게 ‘최대 1.5배 연봉’을 약속했다. 1억원어치의 스톡옵션도 제공한다. 이 같은 보상제는 오는 3월까지 유지된다.
카카오뱅크와 토스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기존 금융권과의 ‘디지털 인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력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은 없다”며 “기존 금융권도 연봉 수준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높은 보상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