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월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지난주에 부동산 거래 플랫폼 기업 Opendoor(OPEN)를 1000만달러어치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공유 플랫폼 기업 Pinterest(PINS), 게임 개발 플랫폼 기업 Skillz(SKLZ)도 많이 순매수했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크인베스트는 지난주 OPEN을 40만6000주 순매수했다. 지난주 시초가(26.03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057만달러어치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이 회사가 운용하는 주요 ETF가 100~20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캐시 우드(사진)다.
OPEN은 지난달 특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OPEN은 한국의 ‘직방’이나 ‘다방’ 같은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OPEN이 제공하는 ‘iBuyer’ 서비스는 기존에는 부동산 매물을 시장에 올리고 실제 거래가 되기까지 걸리던 수개월의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OPEN은 몇몇 주요 시장에서 스스로 부동산 매물을 내놓을 수도 있다.
월가에는 OPEN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많다. 이 기업은 아직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그러나 아크인베스트는 이 종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낙관해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확실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부동산 중개 시장의 자연독점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을 수 있다.
PINS도 지난주 아크인베스트가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이 기간 매수량은 61만3000주로, 지난주 시초가 기준 4384만달러어치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더모틀리풀은 “PINS는 많은 소셜미디어 회사 중 하나일 뿐이고 가장 큰 회사가 아니다”라면서도 “이 기업은 고정관념을 깨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PINS에 대한 부정적 견해 중 하나는 “사용자 증가가 회사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PINS는 동영상을 광고에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갈수록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루이스 산체스 미국 공인재무분석사(CFA)는 “PINS는 시각적 콘텐츠 위주의 플랫폼인 덕분에 정치적이고 무거운 주제를 피할 수 있다”며 “광고주가 페이스북, 트위터보다 PINS를 선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LZ도 지난주 아크인베스트가 투자를 많이 늘린 종목이다. 이 기간 아크인베스트의 이 종목 매수량은 42만9000주로, 지난주 시초가 기준 1103만달러어치다. SKLZ는 특정 게임의 토너먼트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게임 개발자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SKLZ 역시 OPEN처럼 SPAC 합병을 통해 상장했다.
SKLZ는 이용자가 게임을 많이 할수록 수익도 많이 나는 구조다. 수익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모틀리풀은 “캐시 우드 대표가 SKLZ의 성장 전략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를 천천히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양병훈 기저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