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사결과 용납 못해"…유족들, 靑 앞에서 삭발

입력 2021-01-22 15:27
수정 2021-01-22 15:29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검찰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의 수사 결과에 항의 표시로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시민동포,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단 발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염원하는 국민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렬 4·16연대 공동대표(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는 "이제 삭발과 단식을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삭발은 하나의 인연을 끊고자 하는 행위로, 생명을 무시하는 사회와 연을 끊고 책임 있고 범죄에 단호한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결단의 행위"라고 말했다.

고(故) 유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 씨는 "지난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참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첫 번째는 기다려달라는 것이었다"며 "이제 '세월호 유가족이 문재인 정부에서 삭발하시면 안 된다'라고도 한다"고 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유경근 씨 등 단원고 유족 5명과 채헌국 목사가 참가했다. 이들은 삭발 후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특수단은 침몰 원인에 대해 '대법원에서 상당 부분 유죄가 선고됐고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추가 수사는 제한적'이라고 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 조사를 무력화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문재인 정부가 답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수사를 책임질 뿐만 아니라 청와대·정보기관·군 등 권력기관이 조사·수사에 임하도록 지시하겠다는 것을 대통령이 직접 표명하고 약속해야 한다"고 덧붙였.

이들 단체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유족들과 연대하기 위해 오는 23일 집중 행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오부터 광화문역에서 청와대 인근까지 간격을 유지한 피켓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