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말부터 특별한 자격 제한이 없던 아파트 무순위 청약(일명 ‘줍줍’)에 해당 지역 거주, 무주택 등의 요건이 생긴다. 수십만 명이 몰려드는 과열 양상이 상당히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입법예고 후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3월 말께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 보유, 무주택 여부, 재당첨 제한 등의 조건 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특별한 자격 제한이 없는 데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매번 많은 인파가 몰렸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은평구 ‘DMC파인시티자이’는 1가구 모집에 29만8000여 명이 몰렸다.
앞으로는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이 ‘성년자(지역 제한 없음)’에서 ‘해당 주택 건설지역(시·군)의 무주택 가구 구성원인 성년자’로 바뀐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무순위 물량이 규제지역에서 공급된 경우에는 일반청약과 동일하게 재당첨 제한을 적용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 재당첨 제한 기간은 10년, 조정대상지역은 7년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불법 전매 등이 뒤늦게 드러나 계약 취소된 주택의 공급가격과 관련한 규정도 포함됐다. 최초 분양자의 불법 전매 등 공급질서 교란행위 등이 적발돼 사업주체가 취득한 주택을 재공급할 때 공급가격은 주택 취득 금액이나 최초 분양가 범위에서 공급하도록 했다.
건설회사가 발코니 확장을 빌미로 수요자가 원치 않는 다른 옵션을 강매하는 ‘끼워팔기’도 금지된다. 건설사는 앞으론 옵션을 개별 품목별로 구분해 제시하고 최초 분양자에게 둘 이상의 품목을 일괄 선택하게 할 수 없다. 혁신도시 특별공급 자격요건도 강화된다. 실수요자 위주의 공급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2주택 이상 보유자를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