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는' 친문계로 교체된 中企정책 사령탑…안도하는 중기부

입력 2021-01-21 14:22
수정 2021-01-21 14:30
중소벤처기업부는 힘있는 친문재인계 정치인 출신 장관이 오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도 이번에 바뀌면서 문재인 정부 말기 중소기업정책은 큰 변화보다는 기존 정책들이 열매를 거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1일 중기부에 따르면 권칠승 장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사무실에 청문회 준비단을 설치하고,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중기부 내부에선 일찌감치 박영선 전 장관의 서울시장행(行)을 예상하고 후임이 누가 오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 강성천 차관을 비롯해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장관 하마평에 올랐지만 예상밖으로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권 후보자가 내정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부 장관의 역할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과 협의하면서 때론 강한 목소리를 내서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한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의원 출신이 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중기부 내부에선 그동안 박영선 장관이 떠난 후를 염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4선 의원 출신이자 '대기업 저격수'로 통하던 언론인 출신 박 장관이 부임하면서 중기부는 '막내부처'임에도 목소리가 커졌고, 예산과 조직도 급증했다. 1960년 당시 상공부(현 산업부)의 ‘중소기업과’로 출범한 중기부 조직은 60년 만인 지난해 인력과 예산면에서 확연히 모(母) 부처를 따돌렸다는 평가다. 특히 '스마트 공장' 등 제조혁신 분야와 '동행세일' 등 내수 정책에서도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맏형'부처인 산업부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를 받기도 했다. 전직 산업부 관료들 사이에선 "내년 대통령선거 후 인수위원회가 가동되면 중기부에 비해 뒤쳐지게된 산업부의 위상을 되찾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친문 핵심 인사들이 모인 '부엉이 모임'출신이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중기부는 반색하고 있다. 중기부의 또다른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혹평이 많았던 홍종학 전 장관처럼 교수출신이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있었던게 사실"며 "힘있는 장관이 와서 일하기 편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병헌 중소기업연구원장이 새로운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을 맡게된 것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이 원장은 30대 젊은 교수 시절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앞에서 중소기업 관련 정책에 대해 대면 보고를 할 정도로 실력과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벤처와 연구개발(R&D) 분야 전문가로 꼽히며 친문 국회의원들과도 교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