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소설가 박완서(1931~2011·사진)의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작품세계와 삶을 재조명하는 책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민음사 출판그룹의 라이프스타일 출판 브랜드 세미콜론은 이날 고인의 딸인 호원숙 작가가 쓴 에세이집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을 출간한다. '박완서 소설 전집' '박완서 단편소설전집' 등 어머니의 책과 관련한 모든 과정에 깊숙히 관여했던 호 작가는 고인의 산문집 제목이자 마지막까지 살았던 ‘노란집’에 대한 추억들을 하나씩 풀어낸다. 호 작가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은 책상이 아니라 부엌이었다고 전한다. 그는 “삶을 이어갈 밥을 해먹는 건 숭고한 노동이자 유연한 돌봄, 생존에 대한 원초적 의지였다”며 “무엇을 먹어도 엄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웅진지식하우스도 총 160만부가 팔린 연작 장편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개정판을 같은 날 출간한다. 두 작품은 고인의 어린시절부터 그 이후를 다룬 연작 자전소설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1930년대 개풍 박적골에서 보낸 꿈같았던 어린 시절과 6·25전쟁의 참혹한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치던 스무살까지의 자신을 그렸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1951년부터 1953년 결혼할 때까지 성년의 삶을 그려내며 공포스러운 이념 전쟁의 현장을 생생히 묘사하면서도 생명과 삶에 대한 갈망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냈다.
현대문학도 이날 고인의 마지막 장편소설 '그 남자네 집'을 개정해 재출간한다. 일흔을 훌쩍 넘긴 고인이 수십 년간 가슴에 소중히 품어온 ‘첫사랑’의 기억을 풀어놓은 작품이다. 고인은 이 작품에 대해 “힘들고 지난했던 시절을 견디게 해준 문학에 대한 헌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호 작가가 어머니를 추억하며 10주기에 바치는 헌사 ‘그 남자네 집을 찾아서’를 특별 수록했다.
이밖에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고인의 단편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작가정신), '기나긴 하루'(문학동네), '지렁이 울음소리'(민음사) 등 기존 출간 도서 3종을 리커버 한정판으로 판매 중이다. 열림원도 고인의 티베트 여행기를 담은 '모독'을 10주기에 맞춰 21일 특별판으로 재출간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