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으로 채운 '19분47초 고별연설'…트럼프, 마지막날까지 측근 등 대거 사면

입력 2021-01-20 17:21
수정 2021-01-21 01: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고별 연설에서 새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다만 연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9분47초 분량의 연설 동영상을 통해 “새 행정부가 미국을 안전하고 번영하게 하는 데 성공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가 우리를 다시 존중한다”며 차기 정부를 향해 “그 존중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했다”며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조했다. 이어 국경 안보 강화, 중동 평화협정, 중국에 맞선 각국의 결집 등을 선전했다. 지난 6일 자신의 지지자들이 벌인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해선 “모든 미국인이 의사당에 대한 공격에 몸서리쳤다”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선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N은 “뻔뻔스러운 정치적 접근법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업적을 소개하는 데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혔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매코널 원내대표는 “폭도들에게는 거짓말이 주입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 난입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20일 73명을 사면하고 70명을 감형했다. 사면 대상에는 그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포함됐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미국·멕시코 장벽 건설 모금액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 밖에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된 래퍼 릴 웨인, 뇌물수수 혐의로 28년형을 선고받은 콰메 킬패트릭 전 디트로이트 시장 등이 사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 등에 대한 ‘셀프 사면’은 하지 않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