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계란값 폭등에…5만t 긴급 수입

입력 2021-01-20 17:19
수정 2021-01-28 18:30
정부가 최근 폭등한 계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계란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전통시장 등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의 할인율을 두 배 높여 판매하고, 기부금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한다.

정부는 20일 제2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는 ‘밥상 물가’ 안정에 중점을 뒀다. 계란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여파로 이달 공급량이 평년보다 약 11% 감소했다. 이런 탓에 특란 한 판(30개) 소비자가격은 19일 기준 6531원까지 올랐다. 평년보다 22.4%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신선란과 달걀 가공품 등 8개 품목에 대해 5만t 한도에서 오는 6월까지 관세(8~30%)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계란은 평소 국내 생산량이 충분하고 외국산이 비싸서 수입이 거의 없었다”며 “관세를 면제하면 외국산의 가격경쟁력이 올라 수입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6월 5만t이면 한 달 1만t꼴인데 이는 국내 월평균 계란 소비량의 약 16%다. 이 정도 물량이 들어오면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배추 사과 소고기 돼지고기 등도 설 연휴 전후 공급량을 평소보다 1.2~2.0배 늘려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

정부는 기부 활성화를 위해 기부세액공제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법정기부금의 15%를 소득세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1000만원 초과분은 30%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구체적인 공제율 상향 수준은 오는 7월 발표할 계획”이라며 “1000만원 이하와 초과 구간 모두 적절한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기부금을 내는 사람은 연말정산에서 이전보다 세액공제를 많이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온누리상품권 특별 판매도 시행한다. 2월 한 달간 할인율을 5%에서 10%로 높인다. 10만원어치 상품권을 9만원에 살 수 있다. 할인 구매 한도도 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높인다.

저소득층 15만 가구에는 1147억원 규모의 근로·자녀장려금을 설 명절 전 지급한다. 작년 5월 신청 기한을 놓쳐 9~11월 추가 신청을 받은 분으로, 지급 시기를 한 달 정도 앞당긴 것이다.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은 확대한다. 청년 대상 햇살론 공급 규모를 1330억원에서 233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혜 대상이 4만4000명에서 7만8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서민준/강진규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