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데서는 나라님 욕도 한다는데…"
당사자가 없는 데서 종업원들끼리 손님을 비방하는 발언을 했다가 딱 걸린 식당이 있다.
BJ 활동을 하고 있는 A 씨는 해운대를 들른 뒤 단골이라며 부산의 한 식당을 찾았다.
"코로나 때문에 1년 만에 이곳을 찾았다"는 설명과 함께 메뉴 중 전복회와 전복죽, 전복 미역국 등을 주문했다. A 씨는 "우연히 발견했다가 단골이 됐다"면서 사장님에게 "이게 먹고 싶어서 서울에서 왔다. 너무 맛있다"며 칭찬을 이어갔다. 사장님 또한 고맙다며 답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을 찾은 A 씨. 그가 자리를 뜬 사이에 사장님과 종업원 사이의 대화가 고스란히 라이브로 방송됐다.
"(원피스 속에) 바지는 입었나", "티팬티 입었을 듯", "가슴도 만든 거다", "아이고 미친X", "별로 예쁘지 않다", "음식 보는 게 아니고 가슴 보려고 하나" 등의 발언을 남겼다.
A 씨가 몸에 밀착된 원피스를 입고 있었던 때문이다.
A 씨는 "제가 여기 와서 10만 원 주고 맛있는 거 다 시켜서 먹는데 뭘 잘못했다고 미친X 소리를 들어야 하나"라며 따졌다. 이에 사장은 연신 "죄송하다"면서 "저희는 너무 황당했다. 이런 복장을 안 봐가지고"라고 답했다.
A 씨는 "그렇다고 손님 없을 때 이렇게 험담을 해도 되느냐. 제가 여기 맛있다고 칭찬하고 있는데 제가 없다고 험담을 하면 제가 뭐가 되냐"면서 "제가 가면 또 미친 X이라고 욕하겠지만 먹고 있는 중에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그는 음식을 먹다 말고 계산하고 자리를 떴다.
이 같은 영상이 공개되자 "옷차림 때문이 아니고 누가 와도 뒤에서 손님 욕하는 재미로 장사하는 것 같다", "식당 사장과 종업원을 고소하라"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800명이 넘는 라이브 방송 참여자들이 A 씨 욕하는 걸 들었지만 사장은 라이브 방송 중인 줄 몰랐을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할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 사람에게 이야기해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이 있으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면서 "본 사건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라이브 방송이 아니었어도 사장이 직원들에게, 직원들이 사장에게 한 말만으로도 전파가능성을 인정할수 있어 명예훼손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가헌 변호사 또한 "만약 라이브 방송에 소리가 나가는 줄 몰랐다고 하더라도 여러 사람들(사장, 직원 등) 앞에서 말했기 때문에 공연성은 인정되고, 욕설까지 했으므로 명예훼손과 더불어 모욕죄까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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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