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름 쏙 뺀 트럼프 고별 연설…반응은 '싸늘'

입력 2021-01-20 14:04
수정 2021-01-20 14: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고별 연설에서 새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다만 연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9분47초 분량의 연설 동영상을 통해 "새 행정부가 미국을 안전하고 번영하게 하는 데 성공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가 우리를 다시 존중한다"며 차기 정부를 향해 "그 존중을 잃지 말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시간 대부분을 자신의 치적을 설명하는 데에 할애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했다"며 경제 성과를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 국경 안보 강화, 중동평화협정, 중국에 맞선 각국의 결집 등을 선전했다.

지난 6일 자신의 지지자들이 벌인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해서는 "모든 미국인이 의사당에 대한 공격에 몸서리쳤다며 "결코 용납될 수 없없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도둑 맞았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뻔뻔스러운 정치적 접근법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업적을 소개하는 데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으로 꼽혔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콕 집어 의회 난입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그는 "폭도들에게는 거짓말이 주입됐다"며 "그들은 대통령과 다른 힘 있는 사람들에게 도발당했다"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