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폭행' 혐의 정진웅 "때린 사실 없어…중심 잃은 것"

입력 2021-01-20 14:03
수정 2021-01-20 14:05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첫 공판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하기 위해 그를 누르거나 올라타거나 한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20일 오전 11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차장검사의 첫 공판을 열었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이날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는 달리 정식 공판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사실은 마치 제가 고의로 한 검사장의 몸 위에 올라탔다고 기재돼 있는데, 폭행하기 위해 누르거나 올라탄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이 "당시 상황에서 우연히 제가 한 검사장의 몸 위에 밀착된 것은 맞지만, 이는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은 것이다. 올라타려고 하거나 밀어서 넘어뜨리려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직권남용의 범의를 가지고 한 것이 아니므로 혐의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호인 역시 "피고인은 증거인멸 등 의심스러운 행위를 하는 한동훈에게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며 '이러시면 안 된다'고 했으나, 한동훈이 제출을 거부하자 부득이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이라며 "피고인이 요구에 따라 제출했다면 유형력을 행사할 필요도 없었다"고 거들었다.


정진웅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있던 지난해 7월 검언유착 의혹 수사 중에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그 과정에서 정진웅 차장검사가 책상 맞은편에 앉아 있던 한동훈 검사장을 밀어 넘어뜨리고 몸 위에 올라타 폭행을 가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직폭행은 검사나 검찰 등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권한을 남용해 피의자 등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혐의다. 단순 폭행보다 죄질이 무거워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특히 상해를 입힌 경우는 가중처벌 규정이 있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재판부는 오는 3월10일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고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한동훈 검사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진단한 의사 등은 추후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