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구치소서 30일간 구금 처분…SNS 통해 거리시위 '촉구'

입력 2021-01-19 21:57
수정 2021-01-19 22:16


러시아의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모스크바 공항에서 체포된 가운데 시내 구치소에 수감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BBC에 따르면 공항 인근 경찰서에 구금됐던 나발니는 전날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형식의 재판에서 내달 15일까지 30일간의 구속 처분을 받았다.

이날 오후 그는 모스크바 시내 동북쪽에 위치한 '마트로스스카야 티쉬나'(구치소)로 이송됐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격리동 3인실에 혼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발니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집행유예 판결의 실형 전환 재판 때까지 구치소에 머물 예정이다.

나발니는 체포 되기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두려워 말고 거리로 나가라. 나를 위해 나가지 말고, 당신들과 당신의 미래를 위해 나가라"고 거리 시위를 촉구했다.

앞서 17일(현지시간) 나발니는 독극물 공격을 받은 후 5개월만에 러시아에 도착했지만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날 나발니는 부인 율리야 나발나야와 함께 모스크바 북쪽 외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나발니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한 후 입국심사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연방형집행국은 이날 보도문을 통해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형집행국 모스크바 지부 요원들이 집행유예 의무를 여러 차례 위반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수배 대상이 된 나발니를 체포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나발니는 입국 도장을 찍기도 전에 체포됐다. 나발니는 집행유예 취소 소송이 예정된 이달 말까지 구치소에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 20일 국내선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여객기에서 의식을 잃고 그대로 쓰러진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던 나발니를 태운 비행기는 당시 옴스크에 비상착륙 했다. 이후 나발니는 지난해 8월 22일 독일 베를린에 있는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독일 의료진의 집중적인 치료를 받은 나발니는 쓰러진 뒤 18일 만인 그해 9월 7일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았으며 베를린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회복됐다.

이에 대해 독일과 프랑스 등 서방의 주요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SNS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부패 척결 운동가로 이름을 알린 나발니는 현 집권 세력의 주요 경계 대상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7년 대형은행인 VTB, 거대 석유회사 로스네프티, 세계 최대의 가스 회사 가스프롬과 같은 대형 국영기업들의 부정을 폭로했다.

나발니는 국영기업 주식을 사들여 소액주주로서 부패 척결이나 투명성 제고를 촉구하기도 했다.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 차례 푸틴 정권을 비판하는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에 푸틴의 장기 집권에 피로감을 느낀 많은 젊은 층들이 나바니를 지지했다.

이에 나발니는 2013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모스크바 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며,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27%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후 2018년 대선에 도전하려 했지만, 전과로 인한 피선거권 자격 논란 끝에 출마는 무산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