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이 주사 잔량 손실을 대폭 줄인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개발해 다음달부터 대량 생산한다. 일반 주사기로는 코로나19 백신 한 병당 5회분까지만 주사할 수 있지만 이 주사기로는 6회분까지 가능해 백신을 20% 증산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9일 의료기기 제조기업인 풍림파마텍이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아 최소 주사 잔량(LDS)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를 월 1000만 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기존 주사기는 주사액을 전량 투입한 뒤에도 주사기 틈 미세한 공간 사이로 약액 일부가 남는다.
풍림파마텍이 이번에 삼성전자 도움으로 개발한 주사기는 이런 공간을 최소화했다. 주사 1회분당 주사 잔량 손실을 기존 80μL(마이크로리터, 1μL=100만분의 1L)에서 20분의 1 수준인 4μL로 줄였다. 주삿바늘 앞에 ‘안전 가드’ 장치(사진)도 있어 사용 후 오염된 주삿바늘과 사람 간 접촉도 원천 차단했다.
이런 성과는 삼성전자와 중기부의 대·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을 통해 불과 한 달 만에 이뤄냈다. 삼성전자는 전문가 30여 명을 투입해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달 24일 이 회사와 스마트공장 구축에 대한 첫 대책회의를 열었다. 풍림파마텍은 삼성전자의 구미·광주 협력사 공장을 통해 금형 제작과 시제품 생산을 지난해 말 연휴 기간 중 1주일 만에 마쳤다. 삼성전자는 초정밀 금형·사출 기술을 활용해 주사기 사출 생산성을 배가시켰고 주사기 자동조립 설비제작 등을 지원했다.
풍림파마텍의 생산능력은 월 400만 개에서 1000만 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백신주사기의 국내 사용 허가를 받았다. 조만간 수출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주사기를 직접 선보이며 “대기업의 스마트 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결합하고 정부가 후원하는 민관협력의 대표적 성공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풍림파마텍에 이어 한국백신, 성심메디칼 등 주사기 생산업체 6~7곳도 삼성전자와 스마트공장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