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자동차 업황 부진에도 수익성 끌어올리는 세아창원특수강

입력 2021-01-20 15:47
수정 2021-02-10 15:00
≪이 기사는 01월18일(10: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아창원특수강이 자동차 업황 침체 속에서도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핵심 전방 산업이 부진한 탓에 매출이 줄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변동을 적절하게 판가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채산성이 우수한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연간 1000억원을 웃도는 영업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며, 순차입금까지 줄여 나가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아창원특수강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은 12%다. 핵심 전방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부문의 시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줄고 있지만 10%를 웃도는 EBITDA 마진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좋은 스테인리스강 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지난해 상반기 가격이 급락한 니켈 투입이 본격화된 덕분이다.

설비 합리화와 대구경 강관설비 신설로 2016년 말 4083억원까지 증가한 순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474억원으로 감소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1997년 포스코가 옛 삼미특수강의 봉강과 강관 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특수강 전문 업체다. 성장 과정에서 모기업인 포스코가 생산하지 않는 특수강 부문에 사업 역량을 집중했다. 이 덕분에 스테인리스강을 주소재로 해 선재·봉강·강관·반제품을 생산하게 됐다. 2015년 대주주가 포스코에서 세아베스틸로 변경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세아베스틸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테인리스강 선재와 봉강 일관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수강은 탄소량이 많은 특수용도의 고탄소강과 탄소 이외의 합금원소를 첨가해 강의 특성을 개량한 합금을 모두 포함한다.

특수강은 생산 후 판매하는 방식의 일반적인 철강업과 달리 다품종 주문 생산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품질과 납기 준수 여부가 중요한 사업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강 선재와 봉강 시장에서 6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확고한 시장 지배력 덕분에 가격 전가력을 갖추고 있어 원재료 가격 변동으로 인한 실적 가변성이 크지 않다.

세아창원특수강의 주력 제품은 자동차, 산업 기계, 발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부 전방 산업에 의존하지 않아 경기 불활실성이 커질 때도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스테인리스강 선재 부문의 채산성 하락을 스테인리스강 봉강 부문이 일정 수준 상쇄하면서 일시적으로 영업수익성이 하락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 세아창원특수강은 10%를 웃도는 EBITDA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됐으며, 중기적으로 유지·보수 중심의 투자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배당 규모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능력 덕분에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세아창원특수강이 탄탄한 영업수익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지만 확고한 시장 지위 덕분에 가격 전가력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보유 현금성자산에 비해선 과중하지만 미사용 여신 한도와 보유 자산을 활용한 추가 담보 여력, 소속 계열의 우수한 신인도를 고려하면 유동성 대응능력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