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바이러스 제품 경쟁 불붙은 페인트업계

입력 2021-01-18 17:39
수정 2021-01-27 18:29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공기 중에 떠도는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제품이 페인트업계 기술개발 경쟁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페인트업체는 자사의 기술력을 시장에 알리기 위한 척도로 항바이러스 페인트 개발과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항바이러스 페인트는 박테리아 등을 제거하는 항균페인트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제품이다. 이들 항바이러스 페인트를 건물 실내에 칠하면 공기중 코로나19가 도장 면에 달라붙은 뒤 일정 시간 안에 사멸되는 효과를 인증받았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삼화페인트다. 지난해 11월 17일 국내 페인트업계 최초로 항바이러스 페인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가는 연이틀 상한가를 치며 항바이러스 페인트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뒤이어 KCC가 지난해 12월 29일 ‘숲으로바이오’란 이름으로 가장 먼저 항바이러스 페인트 제품을 출시하며 응수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 5일 ‘안심닥터’란 브랜드로 제품화에 가세했다. 삼화페인트는 영화관 CGV 강남, 인천광역시청 등 상업시설 및 공공기관에 실제로 제품을 적용한 실적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노루페인트도 지난 12일 ‘순&수 항바이러스 V-가드’ 개발을 마치고 이달 안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특수 무기물을 사용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제거 실험을 한 바이러스가 다르고, 바이러스 사멸까지 걸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다.

KCC 숲으로바이오는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비피막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와 고양이 바이러스 칼리시바이러스, 피막바이러스인 파이6와 인플루엔자A 등 네 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로 실험했다. 그 결과 6시간 내 99% 이상 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입증받았다. 삼화페인트 안심닥터는 비피막바이러스인 돼지엔테로바이러스로 실험한 결과 24시간 이내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이 가장 늦은 노루페인트의 순&수 항바이러스 V-가드는 코로나19로 실험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30분 이내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항바이러스 페인트에 페인트 3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시장 확대 가능성 때문이다. 항바이러스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페인트회사들은 항바이러스 제품이 기존 건축용 페인트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감염 예방에 신경을 더 써야 하는 노인, 어린이, 기저질환자들이 주로 머무는 병원, 요양시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기존 건축용 페인트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