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 남는 것 없다"…6월부터 종부세·양도세 대폭 인상

입력 2021-01-18 15:29
수정 2021-01-18 15:31
#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 2채를 매도할 예정인 2주택자 A씨는 올해 6월부터 양도소득세 부담이 1억원 이상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A씨는 이 주택들을 15억원에 구입했지만 최근 부동산값이 많이 뛰면서 시세가 25억원까지 올라 10억원의 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기존에는 세 부담이 5억3100만원이었지만 6월1일부터는 6억4100만원으로 1억1000만원 증가한다.

# 조정지역 내 시가가 25억원(공시가격 2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B씨의 경우 지난해 4700만원이었던 종합부동세가 올해 1억500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오를 예정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등 정부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부동산시장 관련 합동브리핑을 열고 올해 6월 시행 예정인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차단을 위한 부동산 세제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주택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다주택자와 법인에 부동산 세제 부담을 대폭 늘리는 내용이다. 기존의 대책을 재확인하면서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부동산 취득단계에서 지난해 8월부터 다주택자와 법인 등에 대한 취득세율을 대폭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에 대해 최대 4%였던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올렸다. 법 개정 전 개인에 대한 주택 취득세는 △3주택자 이하 1~3% △4주택자 4%였다. 하지만 지난해 8월12일 취득분부터는 1주택자와 조정지역 외 2주택자에 한해서만 1~3%의 세율을 적용한다.

조정지역 주택을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취득세는 8%까지 올랐다. 또 3주택자의 경우엔 8%를 적용하지만 조정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경우엔 취득세가 12%까지 높아졌다. 4주택자에 대해선 12%의 세율을 적용한다.

개인 최저세율인 1~3%를 적용받았던 법인의 경우도 개정 후엔 개인 최고세율인 12%를 적용받는다. 조정대상지역 내 공시가격 3억원 이상의 주택을 증여한 경우에도 기존 3.5%에서 최고세율인 12%까지 취득세율이 높아졌다.

올해 6월부턴 보유와 처분 단계에서의 부동산 세율도 대폭 올린다.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구간별 0.6~3.2%에서 1.2~6.0%로 높아진다. 다만 1주택자와 비조정지역 2주택자의 세율은 기존 0.5~2.7%에서 0.6~3.0%로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낮다.

3주택자나 조정지역 2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94억원이 넘는 주택의 종부세율은 기존 3.2%에서 6.0%로 높아진다. 과세표준 12억~50억원 주택은 1.8%에서 3.6%로, 6~12억원 주택은 1.3%에서 2.2%로 인상한다.


처분단계에서의 양도세도 대폭 강화된다. 다주택자는 물론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2년 미만 단기보유자에 대한 세율도 인상한다. 앞서 법인의 주택 양도에 대한 추가 법인세율은 올해 1월부터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인상했다

조정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해선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기존 10~20%포인트에서 20~30%포인트로 인상한다. 2년 미만 보유 주택이나 입주권·분양권에 대해서도 양도세율이 60~70%까지 오른다.

세부적으로 1년 미만 내 주택이나 입주권·분양권을 매매한 경우 70%로 양도세율을 인상한다. 2년 이내에 주택·입주권을 매매한 경우 세율도 60%로 올라간다. 분양권의 경우 2년 이상 보유해도 60%의 세율을 적용한다.

정부 관계자는 "주택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해 6.17, 7.10 대책 등을 통해 취득-보유-처분 전 단계별 세 부담을 강화했다"며 "공정 과세를 통해 주택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크게 낮춰 주택시장으로의 투기자금 유입을 차단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