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마을 고기리. 중앙선조차 그어지지 않은 고부라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고기리막국수에 닿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지만 이 가게만큼은 예외입니다. 오후 3~4시가 돼도 손님들은 줄을 서 기다립니다.
한 그릇에 8000원짜리 막국수를 팔아 올린 하루 매출은 1000만원 안팎. 연매출은 30억원에 이릅니다. 한 해에만 30만명이 막국수를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강남 압구정에서 대형 이자카야를 하다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는 김윤정 고기리막국수 대표. 김 대표는 그 경험을 통해 외식업 경영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돈을 버는 것보다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고, 손님이 머물고 싶어하는 곳으로 가게를 만들어 간다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란 평범한 진리를 말이죠. 햇메밀의 싱그러움을 지키기 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제분 방식을 바꿨고, 가게를 넓히기보다는 저온저장고를 지어 메밀의 품질 관리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고기리막국수의 시그니처 메뉴가 된 '들기름막국수' 역시 손님이 원하는 메뉴에 대해 고민하면서 탄생했습니다. 이 메뉴는 올 3월 오뚜기와 손 잡고 인스턴트 제품 형식으로 시중에 출시합니다.
김 대표는 목 좋은 곳에 가게를 내지 않더라도 찾아가고 싶은 가게를 만든다면 손님들은 올 거라고 믿었습니다. 코로나19와 상관 없이 테이블 간 간격을 넓혀 쾌적함에 신경썼고, 가게 내부는 매일 같이 생화로 장식했습니다. 화장실 역시 고기리막국수가 가장 신경 쓰는 곳 중 하나입니다. 김 대표는 "호텔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청소하기 다소 번거롭더라도 건식 화장실을 고집했다"며 "화장실 안 역시 생화로 꾸미고 단정함을 유지하자, 손님들이 스스로 깨끗하게 사용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김 대표는 고기리막국수의 철학을 담은 작은 변화 하나하나를 블로그에 기록했습니다. 반응은 좋았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누적 방문객은 수백만명에 달했습니다. 손님들은 더 찾아왔습니다. 값비싼 광고보다 효과는 배 이상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런 이야기를 엮어《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란 책도 출판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런 경영 이야기 이외에 '메밀', '막국수'와 같은 주제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고기리막국수는 어떤 철학을 갖고 있을까요? 함께 시청해보시죠.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기획 한국경제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임락근 기자 촬영 고원일 PD, 김인별 PD 편집 고원일 PD
제작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