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역학조사 방해' BTJ 열방센터 치료비 30억 물린다

입력 2021-01-13 17:44
수정 2021-01-14 00:02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방역당국이 경북 상주 기독교선교단체인 ‘BTJ 열방센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곳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의 치료 비용 30여억원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인터콥 선교회에서 운영하는 BTJ열방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비에 대해 부당이득금을 환수하거나 구상금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13일 발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는 662명에 이른다. 이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3013명이다. 지난달 17일 출입명부를 파악해 검사를 독려하고 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이 많아 전수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평균 진료비는 535만8000원이며, 이 중 452만9000원을 건보공단이 부담했다. 환자가 직접 내는 돈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 치료비로만 35억원가량 지출된 셈이다. 이 중 건강보험에서 나간 금액은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눠 부담한다.

건보공단은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받아 법률위반 사실을 확인한 뒤 법률검토와 손해액 산정 절차를 거쳐 치료비를 환수할 계획이다. 정부도 세금 부담분을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의료비를 포함해 다른 접촉자 검사비, 자가격리에 소요되는 비용 등에 구상권을 행사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8일부터 시작한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민의 방역 피로감은 가중되고 있다. 거리두기 조정 이후 계속 줄었던 수도권 주민 이동량은 지난 4~10일에는 전 주 대비 3.6% 증가했다. 고강도 방역조치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16일 거리두기 연장 여부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2일 하루 562명 늘었다. 누적 환자는 7만212명으로 7만 명을 넘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