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헌혈 기피…"피가 모자라요"

입력 2021-01-13 17:43
수정 2021-01-13 23:5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이 연일 비상이다. 전국적으로 헌혈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헌혈자 수는 18만 명 가까이 급감했다. 혈액의 적정 보유량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13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자 수는 261만1401명에 그쳤다. 2019년(279만1092명)보다 17만9691명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영향으로 대한적십자사 측은 분석했다.

헌혈자 수가 줄며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혈액의 적정 보유량(5일치)을 채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달 18일에는 국내 혈액 보유량이 2.7일치까지 줄었다. 혈액 보유량이 ‘주의’ 단계로,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는 혈액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한 헌혈에 동참해 달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전 국민에게 발송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뒤 그나마 상황이 나아져 현재 4.1일치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혈액 수급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인 사이에서는 ‘헌혈 과정에서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돼 있다. 직장인 김인형 씨(32)는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헌혈을 꺼리게 된다”며 “회사 단체헌혈도 취소돼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막상 헌혈과 코로나19 감염 사이엔 의학적 연관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전국 헌혈센터에선 코로나19 이후 하루 두 차례 이상 시설 전체에 환경 소독을 시행 중이다. 개인용 채혈 장비는 모두 일회용을 사용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오는 6월까지 헌혈센터 픽업 서비스를 운영한다. 헌혈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차량을 보내 헌혈센터로 데려오는 방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