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전쟁’이라 불리는 외교 현장을 누빈 전직 외교관들의 신간이 잇따라 나왔다.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고독한 도전, 정의의 길을 열다》(나남)에서 학자이자 재판관, 외교관으로 보낸 일생에 대해 회고했다. 한국인 첫 국제사법기구 수장으로서 12년간 활약했던 ICC 소장 시절 이야기의 비중이 가장 크다. 123개 회원국의 대사와 외교관들을 날마다 상대하고, 분쟁 지역을 찾아가 전쟁의 참상을 목격했다. 송 전 소장은 “하루도 빠짐없이 써 온 일기를 바탕으로 쓴 기록”이라며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후학들에게 귀한 참고자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한국 외교 업그레이드 제언》(21세기북스)에 외교 개혁과 북핵 문제, 미·중·러·일 4강 외교에 대한 경험과 제언을 담았다. 그는 자기중심적이고 감정적 관점, 국내 정치에 종속된 외교, 이념성과 당파성, 포퓰리즘, 아마추어리즘 등을 한국 외교 생태계의 ‘5대 수렁’으로 꼽고 “외교 문제를 두고 자꾸 내부 이익만을 먼저 따진다”고 비판했다.
외교부 2차관을 지낸 조태열 전 주유엔 대사는 《자존과 원칙의 힘》(나남)에서 우루과이라운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한국 통상외교의 결정적 순간을 함께했던 경험을 적었다. 그는 “힘 있는 나라 대표들 앞에서 자존과 원칙, 실리를 지키며 당당하고자 했던 선배 동료 외교관들과 나의 조그만 몸부림에 관한 자전적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