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가계대출 심사 문턱이 올 1분기에도 낮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자금사정이 상대적으로 팍팍해진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는 보다 깐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회사 대출 행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 1분기 은행권의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대출태도지수는 -12로 지난해 4분기(-44) 대비 32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면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회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플러스면 그 반대다. 대출태도지수는 각 금융사의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가계대출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보다는 상승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유지하는 등 여전히 심사 문턱이 높을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주택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작년 4분기(-24)보다 18포인트 올랐다.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심사 문턱이 높은 것은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13일 은행의 신용대출 총량 관리 등을 골자로 하는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놓은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 등이 지속되도니 결과"라며 "가계 주택대출도 일반대출보다는 덜하겠으나 심사를 강화하려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대출을 받기도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중소기업대출지수는 -6으로 전 분기(3) 대비 9포인트 내려가면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대기업대출지수는 -3으로 전분기와 같았다.
은행들이 보는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21로 전분기(15)보다 6포인트 올랐다. 신용위험지수가 0보다 높으면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답한 금융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이 줄어든 가계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것"이라며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도 각각 12, 29를 나타냈다. 각각 전분기보다 6포인트, 3포인트 내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