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부담 직면한 증시, 고점 'NO'…동학개미 덕에 더 간다

입력 2021-01-13 10:17
수정 2021-01-13 10:18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반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가운데 밸류에이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증시의 고점은 아니며 개인투자자 덕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코스피지수는 3100선에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65포인트(0.05%) 상승한 3127.60에 거래 중이다. 최근 3200선을 돌파했던 지수는 전날 장중 3100선이 깨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다. 하루 지수 변동폭은 107포인트에 달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시장금리 상승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까지 더해진 점도 숨고르기 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K-공포지수'로 통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35.65까지 치솟은 점은 우려를 키웠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던 6월 18일(37.30)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주가지수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특성이 있다. VKOSPI는 새해 들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말(12월30일 기준) 22.09였던 VKOSPI는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12.31% 급등한 데 이어 전날까지 6거래일간 총 61.39%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증시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고점 판단을 위한 밸류에이션 지표 중 하나인 국내 연준 모형(Fed Model)은 마이너스(-)1표준편차 선을 하회하며 과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증권사의 문 연구원은 "현재의 주가 및 기업 이익 수준에서 시장금리가 80bp 이상 빠르게 상승할 경우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의 매력도가 최저 수준에 다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증시의 자금유입 둔화 및 성장주 투자심리 악화 등의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문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증시 랠리를 이끈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의 실탄이 여전히 두둑하다고 판단해서다.

새해 들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8조5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조원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수준의 자금을 넣고 있다.

문 연구원은 "2005~2007년 적립식 펀드 호황기에 개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시중 통화량(M2) 대비 6.7%까지 상승했다"며 "현재는 3.9% 수준으로 추가 유동성 확장 여력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70조원 수준인 고객예탁금이 점차 늘어나 100조원을 웃돌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개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이끄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 또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