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2025년 매출 21조 목표…"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주도"

입력 2021-01-13 15:06
수정 2021-01-13 15:08

한화는 작년 초 한화솔루션을 출범시켰다. 화학사업을 하는 한화케미칼, 태양광이 주력인 한화큐셀,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화첨단소재를 하나로 합쳤다. 단숨에 한화의 주력 계열사로 올라섰다. 방위산업과 금융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빠르게 넓히겠다는 의도였다. 회사는 합병 이후 2025년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이란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매출을 5년 새 두 배 이상,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한화솔루션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회사는 출범 초기 그린 청사진을 현실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태양광, 그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태양광·수소 전략적으로 육성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선방했다. 1분기에는 태양광사업부문이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했고, 3분기에는 적자 사업부이던 첨단소재부문이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 1~3분기 영업이익은 5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연구개발(R&D) 역량을 제고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합병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을 ‘유지’하는 것만으론 5년 안에 매출 20조원을 넘기기 어렵다. 한화솔루션의 작년 매출은 9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외형 확장을 위해 한화솔루션은 그린에너지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 강점을 지닌 태양광발전사업에서 사업 모델을 다양화한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태양광 셀, 모듈 제조 위주에서 태양광 에너지 통합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며 장기 전력 판매계약을 맺고, 태양광 발전설비를 필요한 곳에 빌려주는 리스계약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생산한 전력을 적소에 보내주는 전력 유통, 전력 시장과 수급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대응하는 가상발전소(VPP) 등의 사업에도 진출했다. 단순히 태양광 셀, 모듈만 팔아선 부가가치를 높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차세대 태양광 모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택용 태양광 발전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이들 시장에선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가격으로 주로 승부하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봤다. 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태양광 모듈과 함께 판매해 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 같은 사업 확장을 통해 현재 연 4조원 수준인 태양광 부문 매출을 2025년 12조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소에너지산업 진입도 한화솔루션이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다.

한화솔루션은 수소의 생산과 저장, 유통, 충전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사업 확대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처음 그린수소 생산단지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그린수소는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발생이 없다. 한화솔루션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과 수소의 저장과 운송에 쓰이는 탱크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수소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하고, 누적 매출 1조8000억원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 R&D 위주 조직 개편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수소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달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주주와 투자자를 상대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태양광사업에 1조원을 투입한다. 태양광 차세대 제품 개발과 생산(4000억원), 태양광발전 자산 취득 및 개발역량 강화(3000억원), 태양광 분산형 발전 기반 에너지 사업(3000억원) 등의 분야로 투자 대상을 잡았다. 나머지 2000억원은 수소사업에 투입한다. 수소 생산 분야에 1000억원, 수소 저장 및 유통에 1000억원 등이다.

증자 자금을 포함, 한화솔루션이 5년간 투자할 예정인 금액은 2조8000억원에 이른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재생에너지산업은 고성장 초기 단계에 진입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며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 선제 투자를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도 했다. 핵심은 R&D 기능 강화다. 올초 태양광, 수소 사업 분야 조직을 대대적으로 키웠다. 이들 조직은 국내외에서 250여 명을 영입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큐셀부문에선 글로벌그린에너지솔루션(GES)사업부를 확대했다. 그동안 여러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개발과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금융 기능을 글로벌GES사업부로 통합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소 개발 사업의 역량을 높이는 위해서다. 기존 수소 수전해기술개발팀은 수소기술연구센터로 확대했다. 손인완 상무를 센터장으로 선임하고 외부에서 인력을 충원 중이다.

사업부 개편도 하고 있다. 케미칼사업은 고부가가치 상품 위주로 바꾸는 중이다. 2023년 7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약 1200억원을 투자, 연 3만t 규모의 고순도 크레졸 생산공장을 전남 여수에 세울 예정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열분해한 뒤 석유화학 제품 원료 나프타로 재활용하는 연구도 시작했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폐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미생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는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10년 이상 재생에너지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