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그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에 난입한 사건 여파로 정치계는 물론 골프계에서도 '손절' 당하는 분위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 디오픈(브리티시 오픈)을 주최하는 R&A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스코틀랜드의 턴베리 골프장에서 디오픈을 열지 않겠다고 12일(한국시간) 밝혔다. 전날 PGA챔피언십을 주최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2년 PGA챔피언십 개최지를 옮긴지 하루 만이다. PGA는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내셔널GC에서 2022년 PGA챔피언십을 열지 않는 이유가 "정치적인 이유로 이용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틴 슬럼버스 R&A 사무총장은 "당분간 디오픈을 턴베리에서 개최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회와 선수, 코스에만 온전히 관심이 집중된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그곳에서 대회를 치를 수 없는데, 현재 상황을 볼 때 턴베리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PGA가 밝힌 개최지 변경 이유와 같다.
디오픈은 영국 내 골프장을 순회하며 대회를 개최한다. 턴베리에선 2009년 이후 디오픈이 열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4년 턴베리 골프장을 사들였다. 당시 영국 주재 미국 대사에게 턴베리에서 디오픈을 개최하도록 R&A와 스코틀랜드 정부를 움직여보라고 압력을 넣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