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진출 5년] 7700억원 투자, 4500편 공급으로 한국 시장 공략

입력 2021-01-11 17:53
수정 2021-01-12 01:49


“한국 소비자들이 넷플릭스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영화, TV 콘텐츠를 이용하도록 하겠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업체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2015년 한국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한국은 아시아·세계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거점”이라며 적극적인 투자 의향도 밝혔다. 1년 후인 2016년 1월 7일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5년이 지난 지금, 헤이스팅스의 얘기는 현실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로 영화와 드라마 등을 즐긴다. 유료 가입자 수는 362만명. 첫해 8만명 수준에서 45배 늘었다. 190개국의 다양한 콘텐츠를 매달 1만2000원(스탠다드 기준)만 내면 볼 수 있는 다양성과 편리함이 통했다.

넷플릭스는 그새 총 7700억원을 투자하며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34.3% 늘어난 3331억원을 투자했다. 진출 첫해 투자액(150억원)의 22배를 넘는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지난 5일 기준 국내에서 4524편의 작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류 열풍 등으로 지난해의 2.5배에 달하는 8400억원을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넷플릭스가 가장 역점을 두는 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다. 5년 동안 70여 편을 제작하며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대규모 오리지널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2017년 600억원을 투자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제작한 데 이어 2019~2020년엔 ‘킹덤’(200억원)‘, 지난달엔 ’스위트홈‘(300억원)’ 등 대작을 잇달아 선보였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국내 창작자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으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KT 등 주요 통신업체 등과 손잡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도 폈다. 이들 통신사 가입자는 할인된 가격에 스마트TV 등으로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어 넷플릭스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콘텐츠 이용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면서 OTT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6년 3069억원에서 지난해 7801억원 규모로 늘었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넷플릭스는 TV 등 기존 플랫폼과 달리 온라인을 통해 국가와 문화를 초월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며 ”유통 구조의 획기적인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며 넷플릭스와 OTT 는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