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는, 기존 낡은 것의 반복이다. 동력을 상실한 집권 말기에 몇 가지 지표를 근거로 제시한 장밋빛 전망"이라고 비판했다. "추상적 선언에 불과…희망 품을 국민 있을지 의문"민주노총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지나며 경험한 정책 부재 상황에 대해 사과와 반성이 결여됐다. 추상적 선언에 담긴 말의 성찬이 아닌 대안과 전망이 있어야 국민도 미래를 꿈꿔볼 수 있을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전했다.
민주노총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말이 오늘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라며 "오늘의 신년사를 듣고 희망을 품고 하루를 살아갈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방역 대책 역시 위기를 겪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경제, 재정 대책의 부족함은 물론이고 보건의료 인력 확충 등 구체적 공공의료 강화대책 없이 여전히 노동자의 일방적 헌신만으로 버티고 있는 현실을 놓고 볼 때 정부가 자화자찬할 일은 아닐 것"이라며 "필수노동자들의 안전권 및 생활권, 노동권 문제가 도외시되고 있는 등의 문제는 여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과 상생이 핵심이라는 한국형 뉴딜은 구호와 달리 재벌 중심, 기업 성장동력 중심의 경제 재구축일 뿐이라는 비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 계획…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심화"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일자리 창출 계획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청년·어르신·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일자리 104만개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결국 한시적 기간제 일자리"라며 "청년노동자에게 또다시 비정규 임시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외적 실적 쌓기의 일환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자화자찬한 사회안전망도 과감하고도 신속한 정책적 결단으로 속도감 있는 전 사회적 반영은 보이지 않고 범위와 단계에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이는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도 요원해 보인다. 아직도 한미동맹에 근거한 북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일방주의의 과거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자주적인 태도의 견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짚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의 키워드로 내세운 '회복, 포용, 도약'에 대해서도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는, 기존 낡은 것의 반복"이라며 "오늘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는 코로나19 이후의 우리 사회에 대한 기대를 가져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