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남성이 소변을 볼 때마다 거품이 심하다며 내원했다. 단백뇨가 의심돼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했지만 모든 검사 결과가 정상이었다.
거품뇨가 나타나면 신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의학상식이다. 하지만 거품뇨로 소변검사를 받은 환자 중 단백뇨가 발견된 경우는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거품은 계면활성제의 작용으로 액체 내부에 공기가 들어가 형성된다. 계면활성제는 물에 녹기 쉬운 친수성과 기름에 녹기 쉬운 소수성 특성의 화합물을 말하는데, 비누와 세제가 대표적인 예다. 단백질도 계면활성제 역할을 해 단백뇨가 있으면 소변에 거품이 형성될 수 있다.
의학적인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거품뇨는 작은 거품이 여러 층으로 나타나 지속되고 변기 물을 내린 뒤에도 거품이 남아 있는 경우다. 하지만 큰 거품이 한 층으로 생겼다가 변기 물을 내리면 바로 사라진다면 정상으로 봐야 한다.
신장은 혈액 내 단백질 등 몸에 필요한 성분을 걸러내고 노폐물만 체외로 배출해야 하지만, 신장질환이 있으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의한 신장합병증을 앓고 있거나 사구체신염, 신증후군 등 신장질환이 있으면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매년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다리나 눈가에 부종이 동반된다면 심각한 신장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하다. 신장질환 외에도 요로감염, 발열, 탈수가 단백뇨를 유발하고,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한 뒤에도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거품뇨가 생기면 신장질환의 위험신호일 수 있으므로 시험지검사법을 통해 시험지에 소변을 적신 후 색깔이 변하는 정도로 단백뇨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현미경 검사로 소변에 적혈구나 원주세포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단백뇨 양을 측정하는 검사를 하게 된다. 이외에도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 신장 조직검사를 해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나오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하거나 추가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 거품뇨의 3분의 2는 단백뇨가 아니라 정상 소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