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사] 선비인재상 꿈꾼 장만기 회장을 떠나보내며

입력 2021-01-10 12:27
수정 2021-01-10 12:38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님의 영면을 애도합니다.

《아름다운 사람, 당신이 희망입니다》라는 회고록 제목처럼 회장님께서는 사람에게서 희망의 씨앗을 찾으시고 실한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해 한평생 인재 육성에 진력하셨습니다.

빈곤을 겨우 벗어나던 1975년 인적자원 즉 인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선각하셨습니다. 그리고 인간개발이라는 위대한 과업에 30대 젊음을 바쳐 순수 민간기구 인간개발연구원(HDI) 설립을 실행하셨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신념 아래 46년을 한결같이 새벽 7시 경영자 조찬 공부 모임을 이끌어 오신 회장님의 선각자적 역할과 공헌에 수많은 분들이 잊지 못하고 깊은 존경을 표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 좋은 세상(Better People Better World)”이라는 회장님이 내세운 인간개발연구원의 표어는 제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제가 14년째 이사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의 설립 취지와 매우 같기 때문입니다. 수련원이 위치한 안동 도산은 퇴계선생의 고향으로, 선생께서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을 소원하며 학문연구뿐만 아니라 선비정신을 실천하면서 많은 인재를 길러냈던 곳입니다.

시대는 다르지만 500년 전 퇴계선생처럼 회장님도 세상을 지속 발전시키는 가장 큰 힘은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하셨습니다. 그래서 퇴계선생은 도산서당에서 선비를 양성하셨듯 회장님은 인간개발연구원의 활동을 통해 사회 각 분야의 리더와 인재육성에 앞장서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들어서는 지금은 창의력과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이 더욱 필요합니다.

공직시절부터 회장님과 만남을 이어오던 중 2015년에는 인간개발연구원 지도자들과 함께 도산서원과 선비문화수련원을 방문해주셨습니다. 누구보다 인간을 존중하였던 퇴계선생의 삶의 향기와 정신이 가득한 이곳에서 회장님께서는 당신의 평소 철학과 맥이 통한다고 느끼셨다고 생각됩니다. 회장님의 선비정신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저희 수련원 활동에 대한 큰 공감과 함께 그해 연말 필자에게 '제1회 HDI 인간경영대상' 특별상의 시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보답하는 뜻에서 필자도 미력하나마 선비정신의 확산을 통해 ‘사람다운 사람’, 창의와 공감에 뛰어난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영전 앞에 다짐합니다.

“세상은 한 번 멋지게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삶도 소중하다. 이 소중한 인생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누구에게도 그 소중함을 빼앗기지 않는다. … 인간의 잠재력 개발을 위해 인생을 걸고 여기까지 헤쳐 온 것이다.”

이렇게 인간개발연구원 창립 45주년 기념에세이 《아름다운 만남, 새벽을 깨우다》 발간사에서 말씀하셨듯 일생을 소중한 인간의 잠재력을 키우는데 힘써 오신 회장님의 공헌과 헌신에 거듭 존경을 표합니다. 회장님이야말로 아름다운 사람들을 길러내신 이 나라의 아름다운 큰 어른이었습니다.

애 많이 쓰셨습니다. 이제는 편히 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