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잠수함 개발에 우리 군도 도입?…현재 美中 등 6개국 뿐

입력 2021-01-09 14:27
수정 2021-01-09 14:27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공식 발표하면서 우리 군도 핵잠수함을 도입할 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보도에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며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사를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언급된 핵잠수함은 기존 디젤 방식이 아닌 원자력 기반 엔진을 사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추진 잠수함은 잠항 시간이 길어 노출을 최소화하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핵잠수함 도입은 우리 군의 숙원이기도 했다. 도입 여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게 군의 입장이지만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전망이다.

현재 군이 보유한 디젤잠수함은 축전지를 이용해 기동하기 때문에 하루 2번 이상 수면 위로 나와 스노클링(Snorkeling: 잠수함이 해수면에 떠올라 엔진 가동에 쓸 공기를 보충하는 작업환기)을 해야 한다. 적에게 노출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또 적의 잠수함이나 수상전투함을 포착했다고 하더라도 추적할 만한 속도를 낼 수 없고, 추적한다고 해도 잠항 기간이 짧아 끝까지 따라갈 수 없다.

반면 핵잠수함은 물 위로 부상할 필요가 없어 적에게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제한 수중작전이 가능하다. 잠항 속도도 평균 30노트 정도로 디젤잠수함보다 월등히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7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한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말했고, 국방부가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서 4000t급 잠수함 건조 계획을 공개하면서 핵잠수함 개발이 공식적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보고-Ⅲ 배치(Batch)-Ⅲ 사업의 일환인 4000t급 잠수함에 디젤 엔진이 아닌 원자력 엔진이 탑재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일각에선 국내에 축적된 잠수함 건조 기술과 원자력 기술을 고려할 때 마음만 먹으면 2∼3년 안에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한미원자력협정이 군사적 목적의 핵물질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한국이 핵을 연료로 하는 잠수함을 운용하는 데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김현종 2차장이 지난해 10월 방미 때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