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0개월 만에 처음 연 1%를 넘어서자 월가에선 증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일단 금리가 연 2% 미만에서 천천히 오른다면 나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기간에 연 2%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4.4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0837%로 마감했다. 전날엔 3월 19일 이후 10개월 만에 연 1% 선을 회복했다. 월가에서는 민주당이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면서 국채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졌다고 보고 있다. CNBC는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한 민주당이 경기부양을 위해 더 많은 재정지출을 승인하면 인플레와 금리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당장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전략가는 “연말까지 국채금리가 안정적으로 오르면서 지금보다 50bp가량 더 높아진다면 이는 경제가 그만큼 건전하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골럽은 민주당의 경기부양책이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견해와 함께 올해 S&P500지수 전망치를 4050에서 42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공동창업자인 폴 힉키도 “지난 10년간 주식시장 수익의 100% 이상은 국채금리가 상승하던 기간에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채금리가 단기간에 연 2% 수준에 근접한다면 주식시장에서도 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럽 역시 “경기가 너무 빠르게 개선돼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완화 정책에서 벗어날 것을 고려한다면 주식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상승은 코스피지수가 이제 막 3000선을 넘어선 한국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