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동부구치소 수용됐다가 코로나 확진

입력 2021-01-08 15:39
수정 2021-01-08 15:52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나자 사고 처리를 요구하며 막아서 결국 환자를 숨지게 한 택시기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8일 법원에 따르면 택시기사 최모(31)씨의 항소심 첫 공판은 오는 15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다음달 24일로 연기됐다.

업무방해·특수폭행(고의사고)·공갈미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최씨는 최근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감됐다.

앞서 법무부는 동부구치소 수용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경증·무증상 환자 345명을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송한 바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8일 오전 10시 기준 동부구치소를 포함한 교정시설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1207명에 달한다. 국내 단일 시설 집단감염으로는 최대 규모다. 동부구치소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같이 수용해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최씨는 지난해 6월8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 도로에서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나자 "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10여분간 막아선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해당 구급차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던 폐암 4기 환자 박모(79)씨를 태우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는 다른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당일 오후 9시쯤 끝내 숨졌다.

최씨는 과거에도 구급차와 고의사고를 낸 적이 있으며, 수년에 걸쳐 접촉사고를 빌미로 피해자들에게 합의금과 치료비를 받아내려 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