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2분기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쿠팡의 IPO가 2분기에 이뤄질 수 있으며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300억달러(약 32조67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쿠팡에 27억달러를 투자해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쿠팡 외에 최소 6개 회사에 대한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은 한국에서 전자상거래 업체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불과 3484억원이었던 쿠팡의 매출은 불과 5년 만인 지난해 7조1530억원으로 불어났다. 연간 거래금액도 17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쿠팡의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이사회 의장)는 검색 엔지니어를 비롯해 2000여 명의 정보기술(IT) 전문가를 활용해 ‘아시아의 아마존’이란 비전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작년 12월엔 쿠팡만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선보이며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2010년 창업 이후 누적한 빠른 배송에 관한 알고리즘이 투자자들을 유혹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쿠팡은 우버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투안 팸을 자사 CTO로 영입했다. IT업계 전문가는 “소프트뱅크와 우버는 자율주행 등 미래형 모빌리티를 구현하기 위해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국이라는 복잡하고도 거대한 나라에서 축적한 모빌리티 관련 데이터들은 쿠팡이 동남아시아 등 다른 국가로 진출하는 데 증폭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이 쿠팡의 상장 시기를 올해로 보는 이유엔 쿠팡으로서도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쿠팡은 2017년 6388억원, 2018년 1조1279억원, 2019년 72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해 2020회계연도에도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