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김정주,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인수 추진

입력 2021-01-08 00:59
수정 2021-01-08 01:00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사진)가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XC는 빗썸(법인명 빗썸코리아)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가는 5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되면 NXC는 빗썸 전체 지분의 60% 이상을 취득하게 된다.

앞서 빗썸은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해 지난해 8월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열린 예비입찰에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 등이 응찰했다. 하지만 빗썸 최대주주인 이정훈 빗썸 이사회 의장이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매각이 지지부진해졌다. 그러나 가상화폐 시장의 활황 등 상황이 바뀌면서 매각작업이 다시 활기를 띤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가상화폐 분야 사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도 NXC를 앞세워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사들였다. 코빗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가상화폐거래소다. 2018년에는 NXC 자회사 NXMH(벨기에에 설립한 투자전문법인)를 통해 유럽의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80% 이상 지분을 4억달러(약 4513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룩셈부르크에 설립된 비트스탬프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가상화폐거래소다.

같은 해 말 김 대표는 미국 가상화폐 브로커리지업체 타고미에도 투자했다. NXC 자회사인 NXC LLC(미국에 설립한 투자전문법인)와 자신이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 벤처투자펀드인 콜라보레이티브펀드를 통해서다. 타고미는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인 그레그 투사르 등이 설립한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 브로커리지업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개인의 투자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식 시장의 증권회사처럼 고객의 주문을 대신 체결해주는 형태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게임 다음 목표가 블록체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NXC는 과거 가상화폐거래소 인수에 대해 “거래소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발전하는 데 기반이 되는 플랫폼으로, 광범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주완/이상은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