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 난입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 절차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사기’를 주장하며 대선 불복을 종용하자 극성 지지층이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민주주의 1등 국가를 자부해온 미국의 자존심이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미 의회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당한 건 건국 245년 동안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 등 언론에 따르면 미 상·하원은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3시) 합동회의를 열어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 절차에 들어갔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270명)인 306명을 확보했다. 하지만 인증 절차는 회의 시작 1시간여 만에 수천 명의 트럼프 지지 시위대 일부가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전격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의사당 외벽을 기어오르고 유리창을 깨는가 하면 경찰과 보안 인력이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쏘고 권총을 겨누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TV 등을 통해 세계에 생중계됐다. 총격 등으로 4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주의가 공격당하고 있다”며 의회 난입을 “시위가 아니라 반란”이라고 규탄했다. 결국 이날 합동회의는 오후 8시가 돼서야 재개됐고, 미 의회는 날짜를 넘긴 7일 새벽 3시40분(한국시간 7일 오후 5시40분)께 바이든 당선을 인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