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폐기 사태 막아라…美 병원서 2시간 만에 830명 신속 접종

입력 2021-01-07 07:28
수정 2021-01-23 00:31


미국의 한 병원에서 냉동고 고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버릴 위기에 처하자 2시간 만에 830명에게 백신을 빠르게 접종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6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멘도시노 카운티의 '어드벤티스트 헬스 유카이아' 병원에서 지난 4일 모더나 백신을 보관해온 냉동고 고장이 발생했다.

냉동고 온도 변화를 알리는 경보 장치마저 울리지 않는 바람에 백신은 몇 시간 동안 실온에 노출됐다.

모더나 백신은 초저온 냉동을 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일반 냉동고에서도 보관이 가능하지만 실온에 도달할 경우 유통 기한은 12시간이다.

의료진은 안전 점검에서 백신 유통 기한이 2시간 남짓 남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때부터 백신 접종 속도전에 나섰다.

병원 측은 멘도시노 카운티 보건국에 연락해 비상 상황임을 알리고 백신을 다른 병원과 요양원, 보안관실과 교정시설 등에 긴급 배포했다.

또 의료시설과 공공기관에 나눠주고 남은 물량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착순 긴급 접종에 나선다고 공지했다.

이후 카운티 보건당국과 병원 의료진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백신 접종에 나섰고 2시간 만에 작업을 완료했다.

병원 측은 "백신 폐기 사태를 막기 위해 카운티 보건국과의 협력을 통해 830개 백신을 투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